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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인터뷰] 공공운수노조, 성소수자 조합원을 만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6-05
조회수
1320

공공운수노조, 성소수자 조합원을 만나다
의 첫번째 LGBT 인터뷰









'스무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이라는 슬로건으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약 2주간 퍼레이드, 영화제, 강연회 등을 개최하는 퀴어축제가 시작됐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일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여성위원회가 만든 무지개 깃발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불편해야 변한다는 문구와 함께.

공공운수노조 무지개 깃발님(?)의 공식적인 퍼레이드 참여가 늦은 점과 서울 광장 부스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성소수자 조합원과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조직국장 인터뷰를 기획했다.






전부장 :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승재 : 공공운수노조 인권위분회 조합원, 2년 넘게 복직 투쟁 중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금속노조 법률원의 송무차장, 행성인*의 활동가 루카, 그리고 시스젠더남성 동성애자, 오승재 입니다.







민진 : 이민진,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조직국장,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범성애자*, 요미타인라임이, 무등이프린스의 집사*, 행성인과 울산성소수자모임 THISWAY 의 활동가 엔진입니다.



전부장 : '간단히' 라는 요구가 무색해지는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해주셨네요


* 행성인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약칭 행성인,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 시스젠더 : 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본인의 성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트랜스젠더와 반대되는 개념
* 논바이너리 :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이 아닌 제 3의 성.
* 범성애자 : 성별을 초월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성적 지향. 특정 성별에 제한되지않은 사랑.
* 집사 :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을 지칭. (예시 고양이 초보 집사)





전부장 :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굉장히 흔쾌히 응해주셨는데, 왜 인터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요?


승재 : "인터뷰 보시고 거리에서, 광장에서 저 아는 체 해주세요"

더 많은 공공운수노조 동지들과 만나면 아는 체 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믿음이 있었거든요. 한 분이라도 이 인터뷰를 보고 거리나 광장에서 아는 체를 해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특히 아직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성소수자 조합원이 인사해주신다면 더욱 기쁠 것 같고요.


민진 : "저를 통해 사람들이 성소수자에 익숙해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오픈리*예요. 회사 면접을 볼때도 성소수자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먼저 알려요. 성소수자로써 인정받지 못하는 직장에선 일 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다행히 아직까지 저를 불편해하거나 싫어하는 동료는 없었어요. 드러내지 못한걸지도 모르죠. 제가 커밍아웃을 하는 이유는 노조를 만드는 것과 같아요. 먼저 나서서 부당한 처우를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더라고요. 저는 이전 직장에서도, 공공운수노조에서도 성소수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성소수자를 어렵거나 불편하게 대하지 않도록 저를 통해 익숙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인터뷰요청도 반가웠어요. 우리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오픈리 : 성 정체성을 공개한 성소수자





전부장 : 성소수자로 겪은 차별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승재 :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이야기를 참거나 피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저는 어떤 조직에서든 모든 구성원에 커밍아웃* 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지요. 항상 자리에 무지개 깃발을 걸어 두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피켓을 붙여두기도 하고요. 연애하는 상대방을 보통은 애인, 심지어 어떨 때는 남자친구라고도 호칭해요. 상황에 따라서는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동성결혼의 법제화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면 직장 동료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뉘어요. 하나는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분들, 다른 하나는 저에게 연애, 결혼, 출산,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분들. 아직까지 혐오 발언을 하거나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으니 노력해보라고 하신 분은 다행히도 없었어요. 노동조합에 있다 보면 후자에 해당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요. 처음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그런 반응이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를 지우는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제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결혼이나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참거나 피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그리고 이건 단순히 말하거나 말하지 않을 자유에 관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제도적 혜택이나 복리후생의 차원으로도 연결이 되거든요. ‘나와 같이 가족으로서 사는 파트너는 같은 법적 성별을 가진 사람이니까 조용히 있어야 하고, 가족수당이나 결혼휴가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라고 하면 그것보다 큰 차별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소수자 구성원을 회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성소수자를 받아들이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도 동반되어야겠지요. 쉽지는 않겠지만 어렵지도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성소수자가 아닌 구성원에 대하여는 자연스럽게 묻고 답하고 그러잖아요.


* 커밍아웃 :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



▲ 울산지역본부 들국화분회 조합원들과 이민진 조직국장이 함께 찍은 사진


민진 : "앞으로 절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물어보셔서 눈물이 날만큼 감동했어요"


노동조합이란 곳에 처음 면접을 보러가서 들었던 첫 질문이 결혼은 했어요?’ 였어요. 친분을 쌓기 위한 질문이란 걸 상식적으론 이해하죠. 하지만 성소수자에 비혼주의인 저에겐 폭력적인 질문이었고 당장 나가버릴까 생각도 했어요. 내가 이들과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당시엔 여성주의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노조 안에서 논쟁도 많이 하면서 겨우 벼텼죠. 주말이면 성소수자 커뮤니티 친구들과 차별금지법과 동성혼법제화 토론을 하거나 퀴퍼를 가고 평일에는 시스젠더 헤테로*들과 일하다 보니까 우울해지더라고요. ‘퀴어들도 학교나 직장에서 자기가 겪었던 일들 편하게 말하고 서로 연애상담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에 총연맹 경기도본부에 일하는 동지가 갑자기 부르더니, 떡볶이를 사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직접 물어보는게 맞을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놓으시더라고. 제가 평소에 여자밖에 없네’ ‘여성 동지는 뒤에 타자라고 할때마다 그럼 저는 어디로 갈까요?’ ‘저는 안보이시나요?’라고 말해왔었거든요. 성소수자를 지우는것도 혐오고 차별이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동지들이 그런 실수를 반복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농담처럼 지적해왔는데 그 동지가 마음에 담아뒀더라고요. 평소에 모든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말하는 분이 저한테 조심스럽게 앞으로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물어보시니까 눈물이 날만큼 감동적이었어요.



헤테로 : 이성애자. 동성애를 영어로 호모섹슈얼리티, 이성애는 헤테로섹슈얼리티 라고 함.





전부장 : 공공운수노조는 어떤 차별을 하고 있을까요?


승재 : "언급을 꺼리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성소수자의 존재가 지워질 수 있어요"

앞서 답한 내용과 연결되는 답이 되겠네요.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워지는 소수자에 대한 고민이나 실천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로서의 규모를 갖춘 만큼 그 내부의 조직 구성원이 점하고 있는 위치는 한국 사회에서 저마다 각자 다르거든요. 공공운수노조가 조직화를 통해 세를 불리는 것도 물론 좋지만, 불린 세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특별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하여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 무슨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민진 : "모든 사회적소수자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여요"

공공운수노조 사무처에 장애인 비율이 너무 낮아요. 그래서인지 큰 집회를 제외하고는 회의나 노조 행사에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하거나 수화서비스를 넣는 고민이 부족해 보여요. 간부나 조합원의 성소수자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도 낮은 것 같아요. 현장에서 혐오, 차별발언이 나올 때는 어떻게 설득해야할까 고민이 많이 돼요.





전부장 : 오승재 조합원님, 작년 공공운수노조의 청년사업 ??페스티발' 참가신청서에 숙소 배치를 위해 성별 정보를 수집 한 적이 있었어요. 남성, 여성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을 문제제기 해주셨죠. 기억 나세요?



오승재 조합원의 문제제기 이후 성별 정보를 입력할 때 여성과 남성 외에도 기타 성별을 만들고 직접 기입하도록 공공운수노조 소통방에 공지 했다. 위는 최근에 만든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움'의 교육 신청서.


승재 : "이분법이 익숙한 사회에서 노동조합도 별반 다르지 않겠구나 생각했었어요"

빠른 피드백을 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분법이 익숙한 사회라서 노동조합도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다만 노동조합은 변화를 꿈꾸고 실현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반응을 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거라 생각해 주저하지 않고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죠. 한편으로는 내가 속한 노동조합이 많은 사람을 포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욕심 아닌 욕심도 있었고요.

피드백(사과와 함께 수정 함)을 보고 공공운수노조에 대한 애착이 증가했어요. ‘역시 내가 조합원으로 있는 노동조합답군이러면서 혼자 우쭐해하기까지 했던 기억도 나네요. 앞으로 여성또는 남성으로 무언가를 구분하여 기입하도록 하는 일은 공공운수노조 내에서 없기를 바라고, 없으리라고 신뢰해요.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합답게요.






전부장 : 이민진 조직국장님, 공공운수노조 사무처 규약규정 중 가족수당에 '가족'을 법적혼, 사실혼, 동성혼을 포괄하고 있어요. 알고 계신가요?




민진 : "우리 노조가 이렇게 평등한곳이다! 자랑도 많이 했었죠"

,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 규약규정집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임금을 먼저 보았죠. 가족수당에 사실혼이나 동성혼을 포괄하고 있는걸 보고 주변에 자랑도 많이 했어요. 우리노조가 이렇게 평등한 곳이다~ 하지만 아직 신청을 하지 않았어요. 함께 사는 파트너가 있지만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애인 이상으로 규정하지 않아서 가족 수당을 신청 하는 건 동의되지 않아요. 앞으로는 성소수자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구성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면 가족수당도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 2019 서울 퀴어축제 행진 중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피켓을 든 민주노총



▲ 2019년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사무처.




전부장 : 공공운수노조가 사회적소수자와의 연대를 위해 어떤 사업을 하면 좋을까요?




승재 : "일하는 소수자가 일터에서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야 할 때, 공공운수노조가 이들의 스피커가 돼주는 사업이 필요해요"

소수자의 일터를 바꾸기 위한 사업을 소수자와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소수자를 환대하고 존중하는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러한 점을 조직 안팎에 알리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와 관련해서는 공공운수노조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고요. 다만 다른 한편으로 분명한 것은 노동조합이 세상을 바꿔온 역사는 일터를 바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일하는 소수자가 일터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긍정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숨기면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는 게 현실이거든요. 때문에 공공운수노조가 이들의 스피커가 되어주는 형태의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령 단체협약 모범안을 만들면서는 소수자 차별금지,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따른 평등한 복리후생제도 마련,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진상조사 의무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 노동조합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명시해서, 나아가서는 실제 그러한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산하 지부·지회·분회를 지도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없는 상황에서 일하는 소수자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그러면서도 강력한) 법적 규범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뿐이라고 믿거든요.



민진 :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성평등으로 바꾸기 등, 노동자라는 정체성 안에 다른 정체성이 있다는 고민만 있다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공공운수노조 여성위가 올해 시작한불편해야변한다 시리즈가 완성되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할때 성소수자운동과 여성주의 운동은 많이 닿아 있어요. 성차별이 사라진다면 성소수자가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을거예요. 저만 해도 디스포리아*가 줄어들거 같아요.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고민은 성중립화장실 담론만들기, 지역 퀴어문화축제에 지역본부들이 결합하기, 단협에서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성평등으로 바꾸기 등 너무 많아요. 노동자라는 정체성안에 장애, 성소수자, 청소년, 미혼모, 노인등 구체적인 또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는 고민만 있다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디스포리아 : 자신의 성 정체성이 신체의 성별과 달라서 오는 위화감



전부장 : 뻔하지만 의미있는 질문 '나에게 공공운수노조란' ?


민진 : 병원이예요. 제가 성소수자운동을 하면서 겪은 혐오와 직업적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 심했는데 공공운수노조에 입사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건강하게 활동하는 방법도 배우고 퇴근후에 상담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했어요. 성소수자는 어디서든 차별받고 부정당하는 존재잖아요. 공공운수는 강령에서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지양하는 조직이예요. 완전하진 않지만 제 상처를 치료해준 병원같은 곳이예요.


승재 : 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 농담이고요. 용기의 원천이지요. 참 신기해요. 노동조합이 뭐라고 혼자일 때는 무섭던 일들을 해낼 용기를 얻게 되는 걸까요. 지금은 무척이나 사랑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인권위분회에 처음 연락했던 날부터 용기를 배우고 실천한 것 같아요. ‘금방 나갈 비정규직이라서 직원용 신분증을 발급해줄 수 없다는 인권위 담당 공무원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사무실에서 울다가 찾아간 게 인권위분회였는데요. 그 때는 노동조합 사무실 한 번 가려니 어찌 떨리고 두렵던지.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별다른 작당모의를 한 것도 아닌데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거 있죠.

아무튼 인생에서 가장 큰 용기를 냈고, 그 용기를 더 크게 돌려받았어요. 가입한지 2주 만에 신분증도 받고, 함께 투쟁해서 당시 기간제 근로자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조직도에 이름을 올리고, 인트라넷과 온라인 근무관리시스템 접속 권한까지 따냈어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인정받을 권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비정규직과 성소수자는 참 닮아있다는 생각을 한 게 그 변화를 경험한 무렵이었어요. 아무튼 모두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지요.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되로 주고 말로 받았어요, 용기를.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때보다 더 큰 용기를 내보려고요. 성소수자 조합원임을 계속해서 밝히고, 성소수자 노동자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는 공공운수노조를 만드는 데 함께 해달라고 외칠 작정이에요. 그러면 예전처럼 제가 쏟아 부은 용기보다 훨씬 큰 변화를 만드는 용기로 돌려주지 않으실까요. 어떤 사람들은 너무 맹목적으로 노동조합을 신뢰하는 게 아니냐고 묻기도 해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공공운수노조를 계속 신뢰해보려고요. 노동조합 안에서는 서로를 동지라고들 하잖아요. 아직까지는 그게 말뿐인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말뿐이어서도 안 되고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오승재가 하고 싶은 말

일하면서 성소수자가 부딪히는 어려움은 굉장히 많아요. 성소수자라서 경험하는 것도 있고, 비정규직이라서 경험하는 것도 있고, 여성이거나 여성으로 비춰져서 경험하는 것도 있어요. 누구나 그렇듯 늘 어려움은 복잡하고 괴롭지요. 해결은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때가 대부분이고요. 그래도 가끔은 누군가 한 번 듣기라도 해주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다 싶은 때가 있잖아요. ‘대나무숲이라는 이름의 커뮤니티가 온라인상에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그런 심리에 기인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공공운수노조와 소속 조합원 동지들께서 성소수자에게 울창한대나무숲이 되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 올해 메이데이에서 초록색 '노동기본권 쟁취' 손피켓을 든 이민진 조직국장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이민진이 하고 싶은 말

제가 오픈게이*로 지내게 된 계기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은 성소수자들이예요. 노동운동을 하면 열사에 대해 배우고 열사의 뜻을 기리잖아요. 성소수자들은 이름도 무덤도 없이 사라진 사람이 많아요. 그중에 제가 아는분도 있고요. 활동을 하면서 알게됐는데 얼마전에 가신 분들도 있고요.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슬픔을 넘어서 화가 나요. 그리고 차별받는게 두려워 미처 나오지 못하는 크로짓*이 많죠. 공공운수노조 내에도 많은 퀴어가 있을거예요. 저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오픈리로 살지 않아도 돼요. 커밍아웃이 두렵다면 준비가 될 때까지 하지 않아도 돼요. 그러니 제발 살아주세요. 건강하게 좋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오픈게이 : 본인의 성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성소수자




공공운수노조의 오픈, 클로짓 성소수자 조합원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공공운수노조의 첫 LGBT 인터뷰를 마치며 공공운수노조 내에 클로짓(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숨어서 지내는 사람) 조합원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첫 인터뷰의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 내년에 더 많은 조합원들의 이야기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 공공운수노조 선전실 김보금 선전부장에게 연락주세요. 사소한 의견, 제안도 좋습니다. 드러냄을 원치 않는 개인정보는 요청에 따라 철저히 비밀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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