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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버스본부 성명] 우리가 민주노총으로 모인 이유를 상기하며, 민주노총의 노사정합의에 반대한다.

작성자
민주버스본부
작성일
2020-07-06
조회수
241


우리가 민주노총으로 모인 이유를 상기하며, 민주노총의 노사정합의에 반대한다.
- 민주노총 위원장의 코로나19 극복 위한 노사정 합의 시도에 부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안’ 체결을 둘러싸고 조직 내 혼란이 극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언론을 통해 김명환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에 직권조인할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모욕적인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이르렀다.

노사정 합의안 자체의 문제

이번 노사정 합의안은 민주노총이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주장했던 3대 핵심 의제(해고금지와 생계소득 보장, 전국민 고용보험제, 상병수당)이 반영되지 않았다. 핵심 요구를 하나도 관철하지 못한데다가 노동계가 양보해야할 내용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합의안은 합의를 논의할 가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주버스본부는 언론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자료를 통해 윤곽이 드러난 노사정 합의안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버스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노사정 합의안에는 ‘노동계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매출 급감 등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에서 근로시간 단축, 휴업·휴직 등 고용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이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버스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승객이 급격히 감소하여 임금과 고용에 있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상당수의 버스 현장에서 만근일수가 무너졌으며, 버스자본의 방만한 경영으로 부실한 상태에 있었던 버스회사들은 운송수익금이 급감하자 한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파산,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면 무엇하는가? 많은 버스회사들이 사업자 부담분 10%조차 지출하지 못하겠다며 노동자들에게 기약없는 무급휴직, 혹은 휴업수당을 반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해고의 공포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공공연하게 무급휴직, 임금포기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노사정 합의가 체결된다면, 버스 자본은 노사정 합의를 거론하며 휴업수당 삭감 등 노동자의 더 큰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투쟁을 해보지도 않고 이런 합의 같지도 않은 투쟁포기 선언문에 조인하겠다는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념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민주노조 원칙 붕괴의 문제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 제10차 중집을 마무리하는 발언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본인의 소신이며, 빠른 시일 내에 거취를 포함해 결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우리는 언론을 통해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에 직권조인한 후 대의원대회에서 사후 추인 받을 것이라는 입에 담지도 못할 구설들을 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 민주버스본부는 현 상황에 심각한 모욕감을 느끼는 바이다. 전국 버스 현장은 한국노총 자노련이 압도적 다수노조의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노총에서 탈퇴해서 민주노총을 건설한다는 것은 현장에서 사측과 어용노조로부터 극한의 탄압을 각오한다는 것이다. 버스현장의 민주노총 조합원 각자가 수천만원의 전별금을 포기하고 격오지 배차, 폐차 직전의 노후차량 부당 배차를 감수하면서도 민주노총의 깃발을 붙들고 싸우고 있다.

왜 우리는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사는가? 우리에게 민주노총이란, 자본과 어용노조 위원장이 휘두르는 특권과 독단의 대안이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버스 현장의 희망이다. 우리는 조합원들이 살인적인 불법 초장시간 노동에 수명이 깎여나가고 수백 수천만원의 통상임금이 체불되어도 사측과 야합하여 직권조인을 자행하던 어용노조에 반기를 들고 민주노총을 선택했다. 어용노조의 독재에 치를 떨었기에, 우리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와 조합원 총회로 상징되는 회의 절차에 따라서 집행부의 권한을 민주적으로 통제한다. 임단협을 위원장이 직권 체결하는가, 조합원 찬반투표로 체결하는가, 이것이 버스 현장에서 민주노총과 어용노조의 실천적인 구분점이다. 우리 민주노총은 투쟁을 시작할 때도 조합원들이 투쟁을 결정하고, 설령 투쟁에서 패배하여 후퇴할 때도 조합원들이 후퇴를 결정한다. 이것이 우리를 민주노총으로 존립하게 한 역사적 기풍이다. 조합원들의 결정없는 ‘위원장의 결단’은 우리 민주노총의 사전에서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지금 민주노총 집행부의 행태는 어떠한가? 위원장이 공식 회의에서 직권조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한 발언을 일삼고, 일부 언론이 위원장 직권조인 후 대의원대회 사후 추인 가능성을 보도해도 어떠한 공개적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 왜 직권조인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는가? 표명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면에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선출한 위원장이 민주노총이 수십년간 숱한 아픔을 교훈으로 승화시키면서 정립한 원칙을 훼손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현장에서 어용노조에게 대항하는 중요한 무기를 상실하게 된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우리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는 현재 노사정대화를 둘러싸고 민주노총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히 같은 전선에 서있는 노동계급의 일원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비정규직 동지들과 투쟁하는 조합원 동지의 노사정 합의 반대 입장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우리는 민주노총이 추진하고 있는 노사정대표자 합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현 사태에 대한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7월 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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